솔리, 참 좋은 식당
우리 가족이 참 좋아하는 식당이 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 아니지만, 그 어떤 식당보다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솔리가 바로 그 식당이다. ‘서일농원‘이라는 곳에 있는 식당으로, 여유롭고 한적한 한식당이다. 우리 가족이 특별한 행사 뒤에 찾는 식당이라 의미가 큰 식당이기도 하다. 아내는 이곳에서 만든 된장과 청국장을 빼먹지 않고 산다.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된장이고 청국장임은 당연하다. 지금은 찾는 손님이 많아, 여유롭다는 말은 어찌 보면 이제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참 좋은 식당이다.
혀로만 느끼는 음식 맛이 맛 전부는 아닐 것이다. 눈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맛이 함께해야 진정한 맛이다. 그런 차원에서 솔리는 모든 맛을 만족하게 해주는 식당이다. 음식이 맛있는 것은 기본이다. 직원들의 친절함은 논할 대상이 못 된다. 모두가 맛있고, 모두가 친절하고, 모두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식사 후 대접받는 매실 식초 한 잔은 음식의 감동을 마무리해준다.
오늘은 불고기를 추가로 주문했다. 밥을 조금 먹는 대신 푸짐한 반찬을 앞에 두었다. 아내도 나도, 그리고 딸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식당이기에, 행복하게 음식을 먹었다.
솔리에서 처음으로 주문해본 불고기가 정말 맛있다. 얇게 썰어서인지 씹고 넘기는 데 부담이 없다. 딸아이가 제일 좋아했다. 항상 두부만 추가로 시켰는데, 이제는 이곳에 올 때마다 불고기를 뺄 수 없으리라.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긴 것이 느껴진다.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맛을 자랑한다.
최근에 ‘수요 미식회’에 소개된 이후로 주말에 엄청난 손님들이 이곳을 찾는다. 예전에는 오면 바로 식사할 수 있었는데, 이제 주말이면 2시간 기다려야 함이 기본이다. 올 여름 장난이 아니었단다. 다행히 우리가 멀리서 온 단골임을 알고 계시는 분의 배려로 2시간 기다릴 것을 40분 기다리고 입장이 가능했다. 2시간 기다려야 했으면 이후 일정 때문에 포기할까도 싶었는데, 그분이 이런 우리 마음을 아셨나 보다. 참 감사하다.
솔리가 있는 서일농원은 정말 넓은 곳이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멋진 풍경이 보인다. 어찌 이리도 예쁜 농원을 가꿨는지 감탄이 나온다. 처음 구상한 이는 누구이고 지금 가꾸는 이는 누구일까? 오늘은 전체를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구석구석, 특히 장독대는 그 멋스러움을 대표한다. 계절마다 새로운 느낌이 오는 이들을 반긴다.
서일농원에는 소나무들이 잘 자랐다. 신기한 모양을 한 소나무도 많다. 몇 시간이라도 산책하며 보내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곳에 한 번 온 손님은 이 분위기를 못 잊어 분명 다시 올 것이다.
연꽃도 이 농원에서 한 역할을 한다. 연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우리가 보지는 못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항상 시기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연못만 보더라도 만개한 연꽃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건물은 조금씩 삼켜 들어가도 있는 담쟁이 넝쿨도 인상적이다. 조만간 건물 전체가 녹색이 될 것이다. 담쟁이 넝쿨의 무서운 추진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풍경이다.
여러 가지 꽃들이 농원 구석구석에서 우리를 반긴다. 가꾸는 이의 손길에 정성이 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런 농원을 감당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일손이 필요할 것이다. 서일농원과 솔리의 규모가 밀려 들어오는 손님들을 대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작은 규모였으면 엄청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인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예전의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이 우리 가족으로서는 더 좋다. 하지만 그 엄청난 손님들이 있어도, 서일농원은 여유롭게 보인다. 음식을 내오는 직원들에게서도 그런 여유로움이 보인다. 그러니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고, 2시간의 기다림이 가능하다. 3개월 뒤 또 올 것인데,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모습일 것을 기대한다.